소녀이론과 그 주변
미연시/달작법 2018. 12. 21. 21:21
달작법1 루나루트를 클리어 하고 바로 시작한 소녀이론.
나는 예전부터 누나보다는 여동생, 백발보다는 흑발을 더 좋아했는데 이번 소녀이론의 메인 히로인인 리소나가 아주 내 취향에 딱 맞아서 정말 재밌게 즐겼다.
솔직히 달작법 본편보다 더 나은 것 같다.
본편의 배드엔딩에서 이어진다는 기가막힌 설정으로 시작해서 파리로 까지 무대를 옮겨 한 층 커진 스케일과 본편에서는 잠깐 언급하고 만 정도에 그친 오오쿠라 가문에 관한 이야기까지.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 작품 역시 예전에 한 번 클리어 한 만큼 임팩트 있는 부분들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은 채 플레이 했다는 것인데, 그래서 그런지 루나가 존나 멋지게 등장하는 부분에선 감동을 느끼려고 애를 써야만 했다.
시종일관 수동적으로 남에게 봉사하는 것만이 삶의 행복인 주인공이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로 싸움을 결의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점이 인상깊었다.
히로인인 리소나 역시 고치속에 갇힌 나비라는 상징성을 가진 캐릭터로 이온과 엄마에게 항상 억압받아 바깥세계로 나가는걸 두려워 했지만 주인공과 손을 잡고 빛나는 미래를 쟁취한다는 점이 뻔하지만 재밌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며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일을 해내고, 혼자서는 나갈 수 없던 미래를 향해 한발씩 내딛는 모습을 보니 개인적으로는 루나보다 리소나가 더 진 히로인에 어울리지 않나 생각했지만 루나가 없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소녀이론이기에...
그치만 진 히로인은 가장 먼저 등장한다는 고전 미연시의 법칙에 의거하면 어린 시절 만난 리소나가 더 진 히로인에 어울리는게 아닐까?
루나는 아사히라는 존재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고, 등대 처럼 유세이가 갈 길을 밝혀주는 존재이지만
리소나는 유세이 옆에서 헌신적으로 그를 위해 봉사하며 그의 곁에서 그를 지지해는 존재이다.
루나는 이미 만들어진 화려함이 있지만 리소나는 그 빛을 내면에 감춘 꽃봉오리에 불과해 주인공과 함께 고군분투 해가며 그 꽃을 피워나간다.
아니 누가 봐도 리소나가 진 히로인에 어울리는거 아닌가? 아무리 제목에 까지 등장하는(달=루나) 상징적인 존재라고는 하지만 이건 너무한거 아니야?
개인 루트의 내용을 살펴보아도,
루나 루트에서는 루나가 가진 상처를 아사히가 치유해 주고, 누군가에게 필요가 되고 싶어하는 주인공과 그런 주인공을 필요로 하는 루나가 함께 나아가는 이야기고
리소나 루트는 등교거부로 바깥 세상에는 거부감과 공포가 있던 리소나와 언제나 수동적이기만 했던 주인공이 연고 없는 타지에서 사방에서 닥쳐오는 악의에 맞서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며 서로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성장한다는 이야기다.
응, 누가봐도 리소나가 진 히로인 맞아.
안 그래도 이온이 말한 '오오쿠라 가문의 재능은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꽃이 피운다' 라는 것도 서로가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를 위해 성장하는 리소나 루트에 걸맞는 말 아닌가?
이렇게만 쓰면 무슨 루나 안티같은데 그래도 루나도 좋다. 다만 리소나가 더 좋을 뿐.
리소나 만큼이나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가 스루가와 앤서니.
역시 여장물 하면 반드시 필요한게 여장한 주인공에게 반한 남자 아니겠는가?
그런점에서 스루가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고 생각한다.
약방의 감초처럼 그리워 질 때 쯤 툭툭 나타나 먹을걸 하나씩 주면서 중저음 보이스로 눈웃음 치는 스루가는 남자인 내가 봐도 멋있더라.
그리고 얼핏 보기에는 그냥 빡대가리지만 실제로도 빡대가리인 앤서니는 좋은 분위기의 환기가 되어주었다.
소녀이론과 그 후의 주변을 하면 앤서니의 비중이 상당히 늘어나 그의 과거를 알 수 있다는데...
음... 지금 현재 소녀이론과 그 후의 주변을 할지 말지 고민중에 있는지라...
예전에는 리소나 루트에 앞서 메릴 루트를 클리어 했던걸로 기억 하는데, 막상 다시 해보니 딱히 그렇게 매력적이지가 않더라.
엣테는 완전 논외. 솔직히 메릴의 존재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 같아서 뭔가 매력이 느껴지지도 않고 엣테 루트 내용도 궁금하지도 않다.
그런 엣테를 위해 만들어진게 소녀이론과 그 후의 주변이라는데... 손이 안 간다, 손이 안 가.
마지막에 주인공과 리소나의 화려하게 꽃피운 모습을 보고 당주 할배가 저 둘이 차기 당주로 결정! 이러고 주변 사람들이 다들 오...ㅇㅈ 이러는게 조오금 뭔가 납득이 안 가긴 했지만,
그 이외에는 불만을 붙일 여지가 없었던 명작인 소녀이론과 그 주변. 개인적으로 본편의 루나 루트보다 더 재밌게 했었다.
이제 이 후속편인 소녀이론과 그 후의 주변은 설치까지 해놨지만 뭔가 손이 안 가는 관계로 그냥 달작법2로 넘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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