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작법2 에스트 루트
미연시/달작법 2019. 1. 1. 21:56
음... 루미네 루트를 끝내고 난지 어언 일주일이 지나고 벌써 해도 바뀌었다.
집에서 하렘 트리거같은 야겜이나 하다 군대 친구랑 스팀게임이나 하다 롤이나 하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일주일이나 지나서 이러다간 언제까지고 클리어 못 하겠다 싶어서 어제부터 빡겜해서 오늘 클리어했다.
에스트 루트의 감상은... 음...
솔직히 도중까지는 실망감이 더 컸었고 점점 아쉬움도 있었지만 뭔가 완성도나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에서 내가 정말 좋아했던 이 시리즈가 정말 끝난다는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일단 스토리 상 첫번째 위기였던 에스트 고스트 디자이너 사건.
이부분에서 좀 실망이 컸었는데, 여름방학 내내 마음이 통한 친구들끼리 성심성의껏 만든 의상을 언니한테 휙 줘버린.... 아니 물론 그렇게 가볍게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사전에 어떤 언급도 없이 의상을 다른 사람에게 입힌 것.
처음 이 부분을 읽을 때는 나름 주인공한테 감정 이입해서 분노에 차가지고 이런 썩을 비치년이 하면서 봤는데
개 뜬금없이 아사히가 저는 당신을 전 긍정합니다! 이러면서 긍지높은 행동이었다고 아주 오지게 정신승리를 하는 부분에서 1차 위기가 왔다.
나는 고대 미연시 전사들의 예법대로 미연시를 플레이하기 전에는 목욕재계로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정장을 착용한뒤 정자세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주인공의 대사를 그대로 따라 말하는 플레이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러면 정말 주인공과 정신합일이 된 듯이 몰입하며 즐길 수 있게된다. 진짜다.
그런데... 나는 이 부분에서 아,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하는데 주인공이 긍지높은 에스트! 이지랄 하니깐 잠깐 담배 한대 피고와서도 다음 내용을 보기가 조금 싫어졌었다.
주인공의 심리를 더 잘게 쪼개보자면 일단 피해를 받은 사람은 없다. 우메미야는 상 받고싶어하니 상 받으면 땡이고 쟈스코는 용서를 구하면 된다. 나도 괜찮다.
그리고 꿈을 위해서 한 행동은 긍정받을 만 하다. (자기 자신부터가 꿈을 위해서 여장하고 입학했으니깐) 나는 당신을 응원한다.
뭐 대충 이런... 말인데... 내가 세파에 찌든 더러운 어른이 되어버려서 그런지 공감이 잘 안되더라
두번째 위기는 사실상 에스트 루트의 하이라이트인 정체 발각 사건.
처음 우메미야가 님 누구? 사이카 맞음? 이럴때는 나도 모르게 어, 이거 배드 루트 타버린거 아니야? 싶었는데 시나리오의 일부더라.
그런데... 이 부분도 위기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일단 가장 규탄하던 우메미야 자체가 헤타레여서 주인공의 구구절절 사연 듣더니 동정하고있어. 경찰에 연락은 안 할게 이러고
에스트가 양해를 구하고 다니니 다른 클래스 메이트들도 다 주인공을 인정해준다.
물론 8개월동안 주인공이 얼마나 주변 사람들을 지지하며 도와주고 버팀목이 되어 주었는지를 뜻하는 감동깊은 장면이었지만, 너무 해피해피하게 넘어가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의상 만들기. 솔직히 이 부분은 괜찮은거 반, 실망 반이었다.
일단 달작법1의 루나 루트처럼 주인공이 궁지에 몰린 상태로 히로인을 생각하며 온 힘을 다해 만든 의상으로 그랑프리를 따낸다는 수미상관 구조는 매우 좋았다고 생각된다.
언제나 자신만만하고 세계를 전 긍정 하던 주인공이 사실 자신은 범재라고 인정하며 부모님을 흉내낼 뿐인 아이라고 고백하는 부분. 하지만 그런 사이카가 존경하는 부모인 유세이와 루나와 같은 길을 밟아 간다는게 언젠가 루나를 뛰어넘고 싶다는 사이카의 꿈이 실현되가는 모습 같아서 좋았다.
그런데, 꼭 이 부분에서 위기라고 할만한걸 꼭 의상의 완성도(?)에 넣었어야 했을까.
의상이 완성되가는 시점에서는 잘 만들었지만 감동이 없는 의상이라고 학원장에겐 버림까지 받았었다가 자수를 넣으니깐 갑자기 모두가 눈물을 흘릴 정도의 의상이 되었다.
물론 학원장도 사이카가 자신의 긍지이자 프라이드인 머리카락을 잘라 자수를 넣었다는것에 감동을 받은 것 뿐이며 의상의 완성도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했었는데, 그렇다면 사이카가 머리가 길었던걸 모르는 사람이 보면 별반 차이가 없는 의상이라는 것 아닌가?
이것도 뭔가 살짝 정신승리 느낌이 들긴 하는데 그런 나도 사이카가 자기 머리카락을 잘라 자수를 했다는 부분에서는 왈칵 눈시울이 뜨거워 질 정도의 감동을 받기는 했다.
그런데 한 가지 불만인게, 나는 머리를 자른 아사히도 자신의 결의를 보여준, 어린 아이의 모습에서 벗어나 어른이 되어 꿈을 이루어 나가는 하나의 상징으로 생각했는데
빌어먹을 아메리칸 죠크자식이 어디서 가발을 가져오더니 냅다 씌우고 그 다음부터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계속 긴 머리가 되어서 등장한다.
어차피 타치에도 없는 주인공인데 좀 머리 자른 상태로 놔둬주면 안됐던 걸까?
나는 머리 자른 주인공도 자세히 보고싶었는디...
H씬 얘기를 해보자면, 루미네 루트는 그래, 서로 왜곡된 성욕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렇다고 쳐도 에스트까지 H씬이 병신같을까 싶었는데
진짜 병신같았다.
오밍밍, 오룽룽? 시발 네이블럼들아 니들은 H씬에서 히로인이 오밍밍! 오밍밍! 이러는거 보고 꼬추 스더냐?
그리고 왤케 H씬에 개코원숭이랑 돼지를 등판시키는지 증말...
엔딩은 괜찮았다고 본다. 주인공이 넣은 클로버 자수도 복선 회수가 되었고 패션쇼 연출도 나쁘지 않았다.
루미네 엔딩에서는 연출이 쉣이라 뭐지? 했는데 그냥 메인 히로인이 아니여서 그랬던 것 같다.
일단 달작법 시리즈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의상을 공유하는 히로인이라 그런지 스토리도 농밀했고, 달작법1이 생각나게 하는 부분도 좋았다.
유세이와는 또 다른 트라우마를 가진 주인공이 그것을 이겨내는 모습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그려내 진 것 같다.
루미네 루트에서는 다른 히로인들은 좇도 언급 없었는데 에스트 루트는 정사라서 그런지 다른 히로인들의 문제라던가 특별반, 일반반의 대립이라던가 모두 잘 풀린 상태에서 해피엔딩을 맞이한 것 같다.
크리스마스 이브 때 루미네와 사쿠리가 한숨을 쉬면서 둘 다 필리아 콜렉션에 참가 안 했다는걸 봐서는 개인의 문제를 자기들이 알아서 잘 해결한 듯 싶다. 사쿠리루트는 안해서 걔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마루큐랑 긴죠 콤비만큼이나 좋아했던 콤비.
우메미야는 뭔가 천재라던가 재능이 있다거나 한 주변과는 다르게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실력이 미천한 캐릭터로, 본작에 등장하는 누구보다도 플레이하는 우리 서민들에게 가장 공감되는 캐릭터였다.
정의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나중에 돼서야 후회하며 자신의 결정에 자신을 갖지 못하고 주위의 의견을 구한다던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성격이지만, 그런 그녀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솔직함이다. 미안하다고 생각하면 사죄하고, 자신의 부족한점이 있다면 도움을 구한다. 무언가를 받는다면 감사를 하고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한다. 그래서 이 캐릭터가 그렇게나 애착이 갔던 것일지도 모른다.
반대로 쟈스코는 처음엔 방약무인 폭군 천재 디자이너였지만, 여름방학동안 합동과제를 한 것을 계기로 반에 점점 융화되어 한번의 위기를 거치고 완벽히 반에 녹아들어 주위에게 두려움을 받는 존재에서 사랑을 받는 존재로 바뀐다.
천재이기에 넘쳐나는 재능 때문에 타인에 대한걸 신경써오지 않았던 그녀가 처음으로 남에게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갖게 되었을때, 그제서야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찾았다.
솔직하게 자신의 호감을 표시하는 이세탕과 그에 당황하는 쟈스코의 모습이 마지막까지 훈훈하게 해주었다.
지금으로서는 남은 사쿠리와 긴죠 루트를 플레이 할 생각이 없다. 아마 지금 안 하니깐 앞으로 평생 할 일은 없지 않을까.
군대가기 전에 시작해서 지금에서야 그 끝을 보고있는 달작법 시리즈.
수년동안이나 미연시에서 멀어져 있던 나에게 다시금 의욕을 불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달작법을 하다보니 아주 예전에 하다가 말았던 오토보쿠2가 하고싶어졌다. 생각해보니 거기 주인공도 백발 아니던가?
와 근데 오토보쿠... 진짜 몇년만에 듣는 단어냐 이게
와 근데 지금 오토보쿠 검색해 보니깐 3편도 나왔어 대박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오토보쿠 1편 그 누구야 무슨 아가씨 캐릭터 주인공 내쫓으려다가 치한에게 도움받고 주인공 좋아하게 되는 캐릭터 누구지 이름이 뭐 레이코였나? 걔 좋아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거의 15년은 된 게임이네.... 와 아재요 꼬추 서요? 응 잘서 아침마다 24인용 텐트도 쳐.
일단은 그래도 시작한거 끝은 봐야하니 에스트, 루미네 애프터랑 아트레 루트까지는 해봐야겠다. 그래봤자 팬디스크인데 금방 하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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