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만 못하다, 네기도라
게임/야겜 2019. 10. 13. 23:16
타마마오 끝내고 잡아본 후속작 네기도라(ねぎドラ~ネコババされたオーブをさっさと返せ!).
이번엔 전편의 라스트 보스였던 용왕쨩이 주인공이다.
전편에서 마왕에게 마왕성을 빼앗기고 언니에게 감금당해 아아주 모옵쓸 벌을 받다가 참다못해 도망쳐 나온 용왕쨩.
약한 자신이라도 지배할만한 시골마을을 찾기 위해 여행을 하던 중 고블린과 싸우는 마을사람들을 발견한다.
존내 약한 고블린과 그 고블린에게도 쳐발리는 인간을 보고 여기면 지배할만 하다 해서 나대봤는데
댕청한 용왕쟝은 용의 힘의 원천인 드래곤 오브를 길가다 잃어버리고, 고블린이 그걸 주운 탓에 존나게 강해졌다.
고블린 왕은 30일 후에 다시 오겠으니 목 씻고 기다리고 있으라 하고, 용왕쟝이 드래곤 오브를 잃어버린 탓에 고블린이 강해졌다고 빡친 마을사람들이 화형을 시키려고 하다가 용서해준다.
그리고 30일 안에 어떻게든 강해져서 고블린을 쓰러트리고 오브를 빼앗아 오기로 하는 용왕쟝.
뭐 그렇게 오만방자, 방약무인, 약한 주제에 프라이드만 높은 귀여운 멍청이 용왕쟝의 모험이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는데... 이 게임, 장르가 전작과는 다르다.
전작은 가챠 돌리고 온 맵을 탐험하는 RPG 였다면 이번에는 '이상한 던전 시리즈'처럼 로그라이크 식으로 던전을 탐험하는게 주 목적이다.
장르가 다르긴 해도 전작에 비해 개선된 부분이 몇개 있는데 일단 항상 대쉬모드가 존재한다.
이게 은근 중요한데 이거 없으면 시프트키 누르면서 다니느라고 손가락 존나 아프다.
그리고 장착한 의상에 따라 스테이터스가 달라지던 전작과 달리 이번작에는 장비가 존재하는데, HP와 공격력이 수치화 돼서 보이기 때문에 얼마나 더 강해졌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전작에는 공격력이 몇 인지, 방어력이 몇 인지, 체력이 얼마나 되는지 이런게 수치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싸워보고 음, 조금 쎄진것 같네 이렇게 대충 감으로 느끼는 수 밖에는 없었음.
그리고 가챠가 바뀌었다.
세이브 로드 해도 나오는게 고정이었던 전작과 달리각 아이템마다 확률이 존재하고 그때그때 운빨로 뽑히는 거라서 세이브 로드 신공이 먹힌다.
하지만 이게 존나 큰 단점이라고 생각되는게, 가챠 머신이 1개밖에 없다.
마왕의 던전을 깨면 무조건 레어 이상만 나오는 가챠가 1개 더 추가되기는 하지만 일단 가챠 머신에서 나오는 모든 이벤트들이 다 똑같은 가챠머신에서 등장한다.
기존에 봤던 이벤트가 중복으로 등장해도 스테이터스가 상승된다는건 좋지만 가챠에서 나오는 씬이 총 27개인데 이게 다 똑같은 데에서 나오다보니 뭐 하나 못 먹으면 그 못 먹은 이벤트 뽑기가 존나게 힘들어진다.
그리고 이번에 바뀐 '이상한 던전 시리즈'식의 던전. 개인적으로는 불호다.
원래 풍래의 시렌이라던가 여러 이상한 던전 시리즈 손대기는 했지만 내 취향이 아니여서 열심히 한건 없는데, 내가 싫어하는 이유가 존나 짧은 로그라이크여서이다.
로그라이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던전에서 뒤지면 돈 빼고 아이템, 장비가 모두 리셋되는게 너무 아니꼽다.
한 층을 올라가면 올라간 자리 바로옆에 보스가 대기타고 있어서 바로 뒤질 수 있는데 이러면 바로 아이템, 장비 다 리셋돼버리는거임;;
아무리 로그라이크식이라지만 죽음에 대한 리스크가 너무 커졌다.
물론 보험의 마도서 처럼 장비 안 잃어버리게 막아주는 아이템도 등장한다만 그건 레어템이고...
그리고 던전을 돌아다니다보면 왼쪽 위 캐릭터 얼굴이 바뀌면서 배고프다고 징징대는데, 포만도가 떨어지면 스텟이 낮아지고 공복이되면 뒤질 수도 있어서 포션 이외에 포만감을 채우는 음식도 들고다녀야 한다.
이건 뭐 괜찮았던 것 같음. 쓰레기통 뒤져서 나온 벌레 먹은 푸딩같은거 먹으면 일정 확률로 복통에 걸린다거나 하는것도 재밌었고
전투 자체는 전작과 다를게 없는 자동전투이지만, 여벌의 목숨이었던 포션이 아이템으로 바뀌면서 전투중 HP가 오링나면 그냥 뒈진다.
전작은 아이템, 장비의 개념이 없어서 그런거지만 그래도 여벌 목숨 하나 있다는게 탐험의 판도를 바꿀 정도로 중요한 요소였는데, 이번엔 죽음에 대한 리스크도 큰 주제에 여벌 목숨도 없다.
뭐 원래 RPG에서 여벌 목숨이 있는게 흔한건 아니지만, 전작에서 있다가 없어지니깐 더 불편해짐.
그리고 장르가 탐험형 RPG에서 던전 RPG로 바뀌다보니 딱히 어디 돌아다니면서 숨어있는 요소 찾고 퀘스트 하고 이런것도 없어졌다.
그냥 33층까지 있는 던전이 무대의 전부. 개인적으로 전작에서 숨어있는 요소 찾아서 맵 곳곳을 돌아다니던게 재밌었던지라 이것도 많이 아쉬웠다.
그냥 내가 이상한 던전 시리즈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것도 있기는 한데...
이벤트 회상도 전작처럼 이벤트 네임으로 찾는게 아니라 액자 형식으로 찾는거라 원하는 씬 찾기가 불편했다.
씬이 총 38개 있는데 이걸 어느 세월에 왼쪽 오른쪽 눌러가면 찾냐.
그리고 또 한가지 짜증났던건 보스룸 까지 가는게 존나 힘들다는거다.
세이브 가능한 24층에서 33층까지 살아서 올라가야 하는데, 보스를 깰 수 있어도 암흑기사한테 잘못 걸리면 바로 뒤지기때문에 거의 10층가량을 몬스터 드리블 해가면서 컨트롤로 피해서 올라가야한다.
그런데 이 암흑기사 새끼들은 방패병마냥 계단 앞에서 딱 기다리고 있는데, 이놈들 드리블하다 실수해서 걸리면 걍 리셋이다
드리블 하다 보물상자 밟아서 뒤지고
드리블하다 뇌정지 와서 뒤지고
이렇게 33층 등반하면서 5번인가를 처음부터 다시 했었음 ㅅㅂ
편의성도 크게 떨어진게, 가챠로 뽑은 비디오에서 나오는 마왕의 던전을 깨면 스테이터스가 증가하는 이벤트가 있는건 좋지만 그냥 가챠 1개가 추가될 뿐이고
전작에서는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방으로 돌아가 물건을 넣은 상자를 열어보거나 사람들에게 말을 걸다보면 이벤트에 대한 힌트가 나오지만 이건 힌트가 안 나온다.
내가 씬 몇개 못 찾아서 존나 방황했었는데, 창관 5번을 가서 알바한 다음에 촌장한테 간다거나 게임오버를 5번 이상 당하고 편지를 읽는다는건 난 시발 도저히 못 찾겠더라.
애초에 뒤지면 템 다 날라가서 빡종하고 로드하는데 게임오버를 언제 하누...
H씬은 전작보다 확실히 나아졌다. 원래 일러스트는 좋았던 데다가 ㅈ만한 폴라로이드 사진마냥 조그마하게 나오던 전작에 비해 이번에는 그래도 CG가 풀스크린으로는 나온다.
이게 당연한 거기는 하지만
일반 이벤트들도 나쁘지 않다. 다른 층으로 데려가주는 문어가 나오는 이벤트라던가,
레벨업을 시켜주는 오크가 등장하는 이벤트 등등 게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가 존재하는건 괜찮았다.
진짜 일러 하나는 깔게 없는 고퀄이긴 하다...
엔딩은 노멀, 트루, 배드 4개 해서 총 6개 존재하는데 나쁘지는 않았다.
애초에 캐릭터 보고 하는 게임이라 스토리에 그렇게까지 눈이 가지는 않았음.
방약무인한 용왕쟝이 타락하는 에피소드도 몇개 있어서 좋았다.
총평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전작에 비해 많이 부족한 후속작이 아니였나라는 생각이 든다.
던전을 나오면 레벨이 절반이 되는데 가챠 티켓은 3개밖에 소지를 못 해서 던전 들락날락 거리면서 가챠 노가다 하기도 귀찮아서 결국엔 세이브 로드 신공을 쓰게 되는데, 이게 재밌을 수가 있나.
그리고 내가 이상한 던전 시리즈를 안 좋아해서 게임성 자체에 대한 평가가 내려가는건 어쩔 수 없다.
여러 가챠머신이 존재하던 전작과 달리 2대 뿐인데 드랍 테이블이 똑같아서 씬 모으기도 힘들고, 모으지 못한 씬에 대한 힌트가 전혀 없어서 가챠에서 나오지 않는 씬을 모으기도 힘들다.
몇몇 유저 편의성은 개선되었고 H씬은 대폭 나아졌지만... 그뿐인 것 같다.
엔딩에 찍힌 플탐은 1시간 15분인데 세이브 로드 신공하고 도중에 뒤지면 빡종해서 로드하고 하느라 실제로는 2시간 반? 3시간 정도 걸린듯.
그런데 얘네 작품 참 뭐라 하기 뭐한게 이번에도 기본 플레이 무료다... H씬 포함된 유료버전 가격도 겨우 550엔이고...
전편의 시스템을 그대로 들고와서 더 업그레이드 시켰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아쉽다
커여운 오토코노코쟝도 좋았는데 씬이 2개뿐이었음... 아쉽
'게임 > 야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플래시 게임급 퀄리티, Wet summer days / 젖은 여름의 나날 (5) | 2019.10.19 |
---|---|
옆그레이드...? 타마마오 1.5 (0) | 2019.10.14 |
야겜에서도 가챠를, 타마마오 (0) | 2019.10.13 |
액션+타워 디펜스, 음수와 마녀와 그 딸 (0) | 2019.10.12 |
에로가 없었어도 명작, 한계?! 오빠 Sister Travel (1) | 2019.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