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너무 SLG 계열만 하다보니 피곤해서 단순하게 즐길 수 있는 RPG계열 야겜을 찾다가 눈에 들어와서 해본 게임, 나의 비밀 여름방학(ぼくのひみつの夏休み)



원래는 역시나 SLG 장르에다가 비프레스트 마물 창관의 일러레가 정식으로 소속된 서클, 체리 소프트의 엘프의 수호자라는 작품을 하고 있었다.


이것도 잘 만든 게임이라서 재밌게 하고는 있었는데 비프레스트, 타락 라비린스, 거기에 전국 니트까지 연달아 머리쓰는 시뮬레이션 게임만 하다보니 너무 피곤하더라.


DL 사이트에서 진행하던 반값 할인 이벤트도 얼마 안 남아서 어디 더 건질만한 게임 없나 하고 할인중인 소프트를 물색 중에 불현듯 꽤 예전에 즐겼던 게임이 생각났다.



비록 체험판이었지만 넘모 재밌어서 화제가 된데다 나도 존나게 좋아했던 그 게임, 임간합숙


근데 씨발 2017년 7월부터는 베타판 내고 아예 소식이 없더라.


이 작가가 그리는 로리쇼타 존나 좋아서 ㄹㅇ 개 기대했었는데... 뇌연화 개색기...


여튼 이 게임이 정식판이 나왔나 찾아보려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임간합숙이라는 제목이 기억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뭐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여름방학 같은 분위기였어서 여름방학으로 검색해서 찾다보니 이번에 하게된 이 작품, 나의 비밀 여름방학이 눈에 띄게됐다



그림체는 어딘가 사알짝 옛날 야애니 삘 나면서도 꼴리는데다 이번에는 누님캐릭 뿐만 아니라 로리캐릭도 나오는 듯 한데다 평도 좋아서 일단 해봤다.



스토리는 흔히 있는 여름방학물과 별로 다를바없이 그냥 집안에 일이 생겨서 친척네 집에 혼자 맡겨진다는 내용



이모네 집에 가보니 자기 또래의 소년인 료군(특이사항 : BL H씬보유)과



장난기 많은 착한 누님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료군의 손에 이끌려 가게된 작은 비밀기지에서는 이 조그마한 섬에 있는 아이들과 만나게 되고, 함께 친구가 된다.



10점... 10점이요....



뭐 그렇게 대강 등장인물들이 소개되고 나면 다음부터는 한달동안 주인공의 마음대로 섬 곳곳을 탐험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일단 이 게임을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게 뭐냐면, '나의 여름방학'이라는 소재를 너무 잘 사용했다는 것이다



나의 여름방학 시리즈라고 하면 플스로 발매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으로, 쇼와시대에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당연히 옛날이라는 소재에 걸맞게 여름방학 동안에 하는건 피씨방에서 롤을 한다거나, 집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가챠게임을 한다거나, 유튜브를 보는게 아닌


밖에 나가서 곤충을 채집하고, 수영을 하고, 친구들과 곤충왕전을 하고, 낚시를 하고, 집안일을 도와주는 정말 쇼와시대에 했을법할 일들을 하는 것이다.


ㅅㅂ 집밖에 나가서 직접해도 재미없을텐데 그걸 게임으로 만들면 재밌냐? 싶겠지만, 애초에 이건 단순한 게임성 재미를 위한 작품이 아니라 과거의 향수에 젖어들며 옛날을 추억하고 동심으로 되돌아가 아무 걱정없이 친구들과 뛰어놀며 여름방학을 즐기는 컨셉의 게임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에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여름방학'이라는 컨셉을 이 작품이 정말 잘 살렸다.



우선 탐험이라는 소재를 잘 살렸다.


어린 아이가 작은 섬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탐험을 한다는 느낌을 정말 괜찮게 살렸다.


일단 작은 섬이라고는 해도 섬은 섬인지라 맵이 상당히 방대하고, 맵 디자인이 깔끔해서 길찾기도 쉬운데다가 각 지역마다 신사면 신사, 동굴이면 동굴, 딱 떨어지는 컨셉을 갖고 있기 때문에 등장인물들간의 대화에서 나오는 힌트만 듣고도 해당 지역을 바로 찾아갈 수 있다.


거기에 그냥 탐험만 하고 끝이 아니라 탐험에 동기부여까지 해줬다.


우선 자기 집에서 달아난 12마리의 고양이들을 찾아달라는 할머니에 부탁에 맵 곳곳에 숨어있는 고양이들을 찾아야 하고,



맵 곳곳에 떨어진 병들을 주워서 가게에 가져다주면 용돈을 벌 수 있고,



마찬가지로 숨겨져있는 에로책들을 찾아내면 스토리 진행에 꼭 필요한 '에로지식'들을 습득하게 된다.



이외에도 꽃밭이라던가 동굴, 해변, 신사, 정착장, 폐가, 숲 등등의 맵 디자인이 잘 돼있어서 정말로 탐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난다.


이런 식으로 맵에 숨겨진 무언가를 찾는 게임은 씨발 대체 어디 숨어있는건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게이머를 엿먹이기 위해 일부러 ㅈ같은데 숨겨놓은 경우가 많아서 도중에 빡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의 경우는 아주 약간만 신경써서 보더라도 찾아낼 수 있을정도로 보물찾기의 난이도가 쉽다.


다만 아쉬운점은 꽃이나 나무나 수풀같은게 지나갈 수 있는게 있고 없는게 있어서 나무때문에 안 보이는데로 들어가면 나오기가 ㅈ같다는 점 정도?


탐험 말고 괜찮았던 점은, 할게 많다는거다



섬에 숨겨진 비밀을 찾기 위해 할머니에게 옛날 이야기를 듣는다던가



벌레를 잡아서 친구들과 충왕전을 벌일 수도 있다. 이거에 대한 자세한건 후술하겠음



가챠를 돌려 전투기 시리즈를 다 모으면 예쁜 가게 누나한테 '상'을 받을 수도 있고



배를 타고 모험을 떠나면 숨겨진 동굴을 발견하거나



배가 없으면 못 가는 섬에서는 예쁜 누님을 만날 수도 있다.



이런 탐험을 즐겁게 해주는 가장 큰 요소가 바로 시간이다.


이 게임에서 시간은 리얼타임으로 흐르는데, 게임을 켜놓고 있으면 저절로 게임화면 좌하단에 있는 시계가 돌아가면서 게임내의 시간도 흘러간다.


그래서 특정 시간에만 일어나는 이벤트를 찾는 재미가 있다.



예쁜 소녀와 함께 보는 반딧불이가 만들어낸 야경이나



주말에 찾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아주머니,



특정 시간에만 가능한 엿보기 이벤트 등등 시간이나 날짜에 관련해서 제한된 이벤트가 많기 때문에 이런걸 찾는 재미가 있다.



다음으로 말할건 충왕전. 생각보다 벌레 갯수가 많은데 미친놈들이 이걸 다 존나 정성스럽게 도트로 찍었다;


분명 제작진중에 파브르가 있는게 분명함


여튼 이 충왕전이란 컨텐츠도 꽤나 재밌는데, 기본적으로는 레벨 싸움이 아닌 가위바위보 싸움이다.


가위바위보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물고 물리는 공격, 필살기, 배리어가 존재하는데 이 상성이 존나 강력해서 만약 내가 보자기고 상대가 가위면 내 곤충의 레벨이 몇이건 내 뚝배기가 박살난다는거다


그리고 그냥 가위바위보로 하면 운빨싸움이 되어버리니 추가한게 회복 커맨드와 한번 낸 커맨드는 연속으로 못 낸다는 룰.


만약 상대가 이번턴에 보자기를 냈으면 다음턴에는 무조건 보자기를 못 내므로 가위, 주먹, 회복 중에 하나를 예상하고 내 수를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필살기로는 상대의 필살기나 배리어를 봉인한다던가 상대를 잠재운다던가 하는 부가효과를 가진 스킬도 많으므로 단순한 가위바위보가 아니라 생각할 요소가 많아진다.


이게 참 괜찮았었다. 곤충들 도트 그래픽도 좋아서 정말 동심으로 돌아가 곤충 모으는 맛도 나고, 곤충에 레벨이 존재해서 키우는 맛도 있고, 전투도 재밌고



그런데 내가 처음에 한 일주일정도의 시간을 그냥 이것저것하다 낭비하는 바람에 제한시간이 얼마 없어져서 나중에는 그냥 상성 개씹어먹는 가재들고서 학살하고 다녔다.


아니 충왕전에 가재 들고오는건 씹반칙 아니냐; 다른애들이 뭐라 안 하는게 더 신기;


여튼 할것도 많고, 할 것들이 다 재밌어서 한달이라는 제한시간이 정말로 금방 가버린다.


우리의 어릴적 여름방학처럼 재밌고 신나게 놀다보면 어느새 한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러가 버린 뒤이다.


여기까지 훌륭한 게임성에 대해 이야기 했으니 이제 야겜 본연의 목적인 에로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에로씬의 퀄리티는 나쁘지 않다. 일단 움떡인데다가 애초에 일러스트 퀄리티가 좋고



삽입이나 뺄 때의 모션같은건 움떡을 넘어서 애니메이션 수준으로 잘 만들어졌다.


흔히 옆에 나오는 단면도도 퀄리티가 괜찮았고



면간이라는 소재도 나쁘지 않았다. 상점에서 파는 커피를 마시면 자다가 일어나는데, 잠에 들기 전 수면초를 냉장고의 물에 타놓으면 밤에 몰래 면간을 할 수 있다.


어떤 히로인이든 가능한 이 시스템이 나는 꽤 괜찮다고 느꼈다. 실제로 일어나 있을 때보다 자고 있을때가 더 괜찮기도 했고.


그런데 문제는.... 진짜 큰 문제는..... 이 게임에서 나오는 모든 성인 여성 H씬의 구도가 위 세장으로 끝이다.


모든 성인 히로인들이 페라, 정상위, 면간 이 세가지 체위밖에는 가지고 있지 않다.


거기에 움떡의 움직임등도 모조리 똑같아서 얼굴만 가리면 H씬들이 거의 다 비슷하다.


이건 좀 치명적인 단점이지않나 싶다. 아무리 그래도 떡보는 재미에 하는 야겜인데 히로인들 H씬 구도가 다 똑같으면 무슨 재미로 볼까...


그리고 아무래도 H씬이 딱 세장뿐이다보니 시츄에이션도 다 똑같다. 오네쇼타에서 흔히 보이는 응석을 부린다거나 뭐 기타 여러 상황들은 없고 대부분 거기가 커져서 당황하는 주인공을 히로인들이 위로하는 식


H씬에 있어서는 꼭 필요한 시츄에이션도 다 비슷비슷하다.



로리 히로인도 마찬가지다.


빼다 박은 페라 씬 하나에



떡씬 하나로 끝



심지어 로리캐는 면간씬도 떡씬이랑 얼굴만 빼면 똑같다.


성인 여캐 7명에 로리캐 3명에 쇼타 1명. 결코 적은 수의 히로인들은 아니지만 모든 떡씬의 구도가 일치하다보니 딱히 다른 캐릭터의 H씬을 보고싶다거나 H씬을 더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물론 높은 퀄리티의 움떡과 일러스트는 칭찬해줄만 하지만... 다만 몇개라도 체위를 추가해서 히로인들에게 나눠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총평을 해보자면, 정말로 옛날 그때 그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분위기와 다양하고 즐거운 컨텐츠들로 무장한 명작이지만 야겜 본연의 목적에는 2%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오네-쇼타 계열인데다가 여름방학이라는 컨셉까지도 비슷했던 '아마엔보와'비교해보지 않을 수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나의 비밀 여름방학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맵 디자인까지도 도트로 찍는 바람에 넓은 공간을 모험한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던 아마엔보에 비해 모험의 느낌을 매우 잘 살린 이 작품.


ㅈ같은 막대기로 모든 미니게임을 진행하느라 조작감에 스트레스를 줬던 아마엔보와 상당히 잘 만들어진 메인 미니게임인 충왕전을 비롯해 쉽고 즐거운 미니게임이 즐비한 이 작품.


하기 싫어도 억지로 히로인 공략을 위해 숙제를 진행해야했던 아마엔보와 어떤 강제도 없어서 딱히 하고싶지 않은 컨텐츠는 하지 않아도 되고 충왕전을 뺀 나머지 컨텐츠는 손쉽게 마스터할 수 있는 이 작품.


H씬의 다양함을 빼면 나의 비밀 여름방학이 압승인듯 싶다. 아마엔보도 결코 나쁜 작품이 아닌데 이번 작품의 퀄리티가 너무 좋았음.


일단 리뷰 길이부터가 ㅅㅂ 제정신인가; 쓰고보니 존나 길어졌네



심지어 엔딩마저 괜찮았다; 


부족한 H씬의 볼륨 이외에는 모든게 다 괜찮았던 오랜만의 명작, 나의 비밀 여름방학


아 시발 낼 월요일이야



"보쿠군은 이제 점점 자라서 곧 여자친구도 생길즘에는... 분명 누나에 관한건 잊어버리게 될거야.... 어른이 된다는건 그런거니까..."


"어렸을 때는 소중했던 물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 그런게 점점 색이 바래지고 흑백이 되어서..."


"나중에는 새하얗게 돼서 사라져버려... 그렇게 모두 어른이 되는거야..."


"그렇지 않아! 나는 안 잊을거야! 누나에 대한것도 , 섬에 대한것도, 이 여름방학에 있었던 모든 일들도!"


"전부 잊지 않을거야!"


"...그래.... 응, 알겠어. 그럼 만약 보쿠군이 어른이 되어도 잊지 않는다면..."


"또 이 섬에 와서... 나와 모두를 만나러 와줘..."


"응! 알겠어!"



"후훗, 좋은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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