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일러가 아까운 게임, 전국 니트

게임/야겜 2019. 10. 5. 18:42



전국 시뮬레이션 게임인 전국 니트(戦国ニート)의 첫인상은 굉장히 좋았다.


일단 체험판만 건드려 봤을 때는 이거다!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지만... 역시나 이런 동인 수작들 게임에 왕왕있는 잘 만들었지만, 그런 만큼 눈에 띄는 단점이 있는 작품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국 니트는 전국 란스를 쏙 빼닮은 작품이다.


맵부터 시작해서 상대 세력에 선전포고를 하고 전투를 하면서 영토를 늘리고, 정복한 영토의 여자 무장들을 범한다는 컨셉까지.


이름 높은 명작의 컨셉을 따라간 덕분에 게임성에 있어서는 뭐라 불평하지 않을 정도로 괜찮은 작품이다.



게임의 기본은 매일 3번씩 행동을 해서 영토를 늘려가는데 있다.


이런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내정은 심플하면서도 직관적으로 설정이 되어 있는데, 영토마다 그곳에서 나는 자원 (식량, 인구, 자재, 돈 중 하나)가 있고


자재를 소모해 개발 레벨을 높이면 매 턴마다 들어오는 자원의 양이 많아지는 식이다



그리고 점령한 지역은 탐색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데,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의 인재탐색을 수동으로 하는 느낌이다.


마을들이 있고, 돈을 사용해 마을을 클릭하면 숨겨진 무장이 나오거나 무장의 잠재력을 늘려주는 아이템이 나오거나 하는 식.


그래서 영토를 점령하더라도 탐색으로 무장을 찾아줘야 진영에 포함시킬 수 있다.


내정은 심플하고 직관적이고 그러면서도 탐색이라는 직접 자신이 조작하는 요소를 넣어놔서 괜찮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포섭한 무장은 침실에서 아이만들기를 시행할 수 있다.


아이 만들기를 하면 무장의 잠재력이 올라가고 아이를 출산하면 점령한 영토의 넓이에 따라 국민들에게 축하금까지 받을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많이 시행하는게 좋다


임신한 상태인 무장은 孕이라는 글자가 떠서 아이만들기를 시행 못 하고 일정 턴 이후에 아이를 낳게되면 바로 다시 아이 만들기를 할 수 있다



아이 만들기는 수동으로도 할 수 있는데, 우측 게이지를 꽉 채우면 상당히 높은 확률로 임신에 성공한다


물론 이게 한두번이면 몰라도 계속하면 존나 귀찮기 때문에 스킵모드가 있긴 하지만 스킵 모드로 하면 임신 성공률도 낮을 뿐더러 수동이든 자동이든 5초정도의 로딩이 있는게 ㄹㅇ 존나게 귀찮다.


처음엔 좋다고 아이를 만들어대지만 나중에는 노가다가 되어서 존나 귀찮아서 이거 할 시간에는 그냥 전쟁이나 하러 간다.


거기에 H씬이 매우 단조롭다. 대사도 가끔 뜨는 신음정도밖에는 없고 기본 이벤트는 1개에다가 HCG는 이벤트고 아이 만들기고 다 똑같다.


그래서 캐릭터들이 잘 살지를 못한다. 이벤트에서 보여지는 성격이 있기는 하지만 이벤트는 1개뿐인데다가 그나마 이벤트가 없는 무장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 게임은 누키게로서의 요소가 좀 많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일러스트가 매우 예쁜만큼 존나게 아쉬운 부분.


전국 란스를 따라가겠다면 ADV 파트를 넣어서 주요 무장들만이라도 이벤트를 늘리고 교류를 좀 추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모처럼 예쁘게 나온 캐릭터들이 그냥 아이 만들기용으로 소모되는게 안타까웠다.


아이 만들기 가능한 H씬 보유 무장이 42명이나 있는데 숫자를 좀 줄이더라도 이벤트를 추가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부대 설정에서는 무장의 강화나 편성을 할 수 있는데, 최대 4명까지밖에 데리고 가질 못한다.


병종이 칼, 창, 활, 폭탄, 총, 마법, 거대병기 등으로 다양하지만 나는 그냥 창+폭탄만으로 끝까지 다 깼다.


탐색 중에 찾을 수 있는 이 전희라는 창 무장만 오지게 강화하면 존나 높은 생명력 덕분에 앞에서 오지게 잘 버텨줘서 폭탄으로 뒤에서 범위딜만 넣으면 어지간한건 그냥 다 깨더라.


그런데 제작자가 어떤 무장이든 마음에 드는 무장으로 키우면 된다라는 마인드로 만들어서 그런지 대부분이 초기 능력치가 비슷하다.


처음이든 나중이든 얻게되는 무장이 그렇게까지 큰 차이가 없는게 좀 아쉬웠다.


어차피 창+폭탄만으로도 다 깰정도로 쉽긴 하지만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고 그런 만큼 탐색으로 얻은 무장이 강해지면 더 재밌었을텐데



전투는 상당히 괜찮았다.


소환 병종을 선택하고 아래 초록색 박스 안에서 드래그를 하면 소환되어서 저절로 싸우는 방식인데, 간단해 보여도 이게 꽤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


소환 게이지는 시간에 따라 쭉쭉 차지만 소환을 위해 드래그를 하고 있을때는 멈춘다.


그런데 소환시에 드래그가 끝나고 그대로 마우스 클릭을 유지하고 있으면 2번까지도 강화된 병사가 소환된다.


전투는 계속되고, 빠르게 병력을 추가해야 하는데 소환 게이지 회복을 위해 강화가 안 된 병사를 그냥 내보내느냐, 아니면 병력을 빠르게 추가하지 못하더라도 강화된 병사를 내보내느냐를 그때그때 판단하면서 전투를 치뤄야한다.


매우 간단한 시스템이지만 그런 만큼 재미가 있었다.


이 시스템 덕분에 피돼지라 웬만해서는 잘 안죽는 창이 좋다. 앞에서 오래 버티기때문에 뒤에서 화력지원한 병력을 강화해서 소환할 수 있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개빡친 부분이 몇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보스 밸런싱 문제다.


오다 노부나가라는 보스가 있는데, 얘가 진짜 말도 안되게 강하다.


기본적으로 개틀링건을 들고 있어서 병력들이 우수수 죽어나가는데다가 계속 스킬을 써서 한번에 병력을 몰살시키기도 한다.


처음에 병력 5만 가지고 도전했다가 14분동안 병력 다 쓰고 못잡아서 실패한 다음 10만을 끌고가서 20분동안 싸워서 간신히 이겼었다.


아무리 병력을 소환해도 내 소환 게이지 차는 속도보다 뒤지는 속도가 더 빨라서 필살기인 오의(받는 데미지 무효화)를 사용해서 싸워야하는데,


30초에 한번씩 쓸 수 있는 오의 게이지가 찰때까지 기다렸다가 한번에 소환하고, 다시 30초 기다렸다가 오의 쓰고 기다리고, 이런식으로 그냥 시발 존나게 시간만 오래 걸렸다.


얘 한명한테 4만이 뒤졌다.


진짜 ㅈ도 재미없게 지루하기만한 반복작업이었던 보스전은 매우 별로였음... 뭔 시발 리얼타임으로 20분이 걸려



마지막 보스인 페리호까지 쓰러트리고 모든 영토를 점령하면 바로 클리어가 된다.


이후에도 무한 던전에 도전할 수 있지만 그거 클리어한다고 나오는건 아무것도 없기에 동기부여가 안 되므로 나도 한번만 해보고 안 했다.


대략 클리어까지 약 6시간에 60턴정도 걸렸는데, 그중 노부나가랑 페리랑 싸운것만 거의 40분인듯ㅋㅋㅋ



총평을 해보자면, 결코 나쁜 게임도 아니지만 명작이라 하기도 애매하다.


에로 보다는 게임성을 보고 해야하는 게임이지만 캐릭터들이 너무 예뻐서 아쉬움이 많이 남고, 6시간이라는 클리어 타임 이후에 즐길거는 그냥 아이 낳기밖에 없는, 볼륨이 크다고 할만한 게임도 아니다.


H 가능 무장이 42명이나 있지만 다들 CG 1장짜리에 딱히 대사도 많지가 않아서 캐릭터성이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그냥 야한 사진 띄워놓고 소리랑 약간의 움직임만 추가한 느낌.


하지만 생각보다도 전투가 재밌는데다가 나중에는 반복작업이 되어서 귀찮기만한 아이 만들기도 컨셉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 좇같은 로딩만 없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ADV 모드를 넣어서 캐릭터 이벤트를 더 추가해주고 보스 밸런싱만 좀 더 맞췄더라면 메이져도 씹어먹었을 포텐셜이 보였지만, 그렇지 않아서 더 아쉬운 수작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런데 어떻게 진짜 이렇게 캐릭터 잘 뽑아놓고 그냥 아이 만들기용 묘상으로 쓸 생각을 했지;;; 이벤트 넣고싶다는 욕심이 안 났나...


여튼 DLsite 50% 반값 이벤트로 거의 천엔주고 샀는데 하루동안 재밌게 잘 갖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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