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딸 고유 호칭 유래 - 그래스 원더 「불사조」
게임/말딸 2021. 4. 4. 02:06
와 나 보드카 2부작 쓴 다음에 ㄹㅇ 내가 시바 다시는 2부작으로 할만큼 길게 안 쓴다 했는데
응~ 이번에도 존나 길게 썼어~ 응~ 주말 다 날아갔어~
JRA CM에서 처음 보고 가장 소름돋았던게 그래스 원더랑 라이스 샤워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ㅅㅂ 너무 각잡고 빡세게 쓴거같다
그런 만큼 많은 사람이 이 글을 보고 그래스 원더를 좋아하게 됐으면 좋겠다
그래스 원더 - 「불사조」
-컨디션 「호조」이하에서 아사히배FS, 아리마 기념(클래식), 타카라즈카 기념(시니어), 아리마기념(시니어) 우승
일본 경마계에는 이름바 「황금세대」라 불리는 「최강의 세대」가 존재했다
1995년에 태어나 1998년부터 눈부신 활약을 펼친 수많은 명마들이 배출됐던 세대
「괴조」 엘콘도르파사
「일본총대장」 스페셜위크
「트릭스터」 세이운스카이
「올라운더」 킹 헤일로 등
단거리부터 암말 노선, 더트 노선까지 수많은 명마가 저마다의 분야에서 활약한 세대
해외의 경주까지 포함해 총 15개의 G1 획득
JRA 모든 G1 레이스 완전 제패라는 위업을 달성한 전설의 세대
그런 「황금세대」를 짊어진 일각으로서
누구보다도 먼저 두각을 드러낸 「황금세대」의 첨병이 있었다
우코너인 나카야마 경마장과 한신 경마장에서 경이로운 강함을 보이며
「우코너라면 심볼리 루돌프급」이라는 말을 들었던 말
3살 때 부터는 몸에 부상을 달고 살아 단 한 번도 만족스러운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가지 못했으며
「이미 끝난 말」이라는 평가까지 받았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시 일어나 기적을 만들어낸 「불사조」
그래스 원더
한순간의 판단으로 미래를 바꾼 미지의 밤색말
사상 최강의 2살마
이것은 마치 불사조처럼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난 말이 만들어낸 기적에 관한 기록이다
1996년 9월
조교사 오가타 미츠히로는 켄터키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있었다
목적은 1주일간 열리는 세계 최대급 말 경매시장, 세템버 세일
오너에게 받은 자금은 한정되어 있었고, 좋은 혈통의 말은 사기 힘들어 보였다
현지에 도착해 어떤 말을 고를지, 전략을 정하지 못한 채 이곳 저곳을 둘러보던 오가타 조교사의 눈에 한 밤색말이 들어왔다
더비 댄 팜 소속 마구간의 구석에서 발견한 말
훗날 재평가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다지 평가가 높지 않았던 실버 호크의 자식
어쩐지 그 말이 마음에 든 오가타 조교사는 25만 달러로 그 밤색말을 구입하게 된다
그렇게 일본으로 들어오게 된 그래스 원더는 홋카이도에서 유년기를 보내게 된다
그래스 원더는 어렸을 때부터 비범한 면모를 보였었는데
「평소에는 빌려온 고양이마냥 얌전하고, 누가 옆에 와도 신경도 안쓰고, 외로움도 안 탄다니. 2살마 중에서 이런 말은 처음 봅니다」
곧 은퇴하는 베테랑 구무원인 오오니시는 그런 평가를 내렸었다
게이트 훈련에서는 처음에야 좀처럼 게이트를 나가지 않아 의외로 겁이 많은건가 싶었지만
본격적으로 훈련을 받고나서 부터는 앞다리를 90도까지 치켜 올리며 호쾌하게 뛰쳐나가는 독특한 풋워크를 보여주게 되었다
다른 말들과는 확연히 다른, 따라하고 싶어도 따라할 수 없는 천부적인 재능이 엿보였고
「오가타 마구간에는 엄청난 2살마가 있다」
그런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순조롭게 훈련을 받던 그래스 원더는 1997년 9월 13일
데뷔전에 나서게 된다
파트너는 라이스 샤워를 타고 미호노 부르봉과 메지로 맥퀸을 저격했던
「히트맨」 마토바 히토시 기수
게이트는 아직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았기에 여유롭게 1800m로 잡은 경기
1번 인기로 나선 그래스 원더는 스타트는 약간 늦어졌지만 채찍도 사용하지 않은채 직선을 돌파
3마신 차이로 압승을 거두게 되는데, 이때
같은 레이스에 출마한 기수들로 부터
「풋워크의 거리가 전혀 다르다. 혹시 저 말은 괴물이 될지도 모른다」
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이어지는 아이비 스테이크스에서는 5마신차이 압승
3전째인 경성배 2살마 스테이크스에서는 이미 중상을 우승한 말 두 필을 상대로 무려 6마신의 차이를 내며 또다시 압승
3마신, 5마신, 6마신
달릴수록 2착과의 차이를 벌리며 강함을 과시하던 그래스 원더의 다음 목표는 첫 G1 레이스
아사히배 2살마 스테이크스
라이벌은 「괴물」이라 불리던 마이넬 러브와
하코다테 2살마 스테이크스를 제패한 아그네스 월드
훗날 G1마로서 이름을 떨칠 명마들이었지만
그래스 원더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
결과는 2마신 반의 일방적인 승리
기록은 1분 33초 06
경이의 2살마 신기록
심지어 같은 날, 같은 거리에서 이루어진 4살 이상 코바 준 오픈 경주의 타임보다 0.7 더 빠른 기록이었다
「마이넬 러브는 숨에 차 비틀거리며 골인 했는데도 그래스 원더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G1 레이스라면 얼마나 강한 말이든 누구나 마지막에는 필사적인 표정이 되는데도」
「그래스 원더는 이 시점에서 세계 최강의 2살마일지도 모른다」
골인 지점을 촬영하던 베테랑 카메라맨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4번의 압승극을 보인 그래스 원더는 최우수 2살 수말로 선정
심지어 2살마임에도 불구하고 연도대표마 선정 투표에서 무려 10표를 받고
각 말들의 서열을 점수 매기던 JPN 클래시피케이션에서는
역대 2살마중 최고점을 기록했던 마루젠스키의 115점을 상회하는
116점을 기록
사실상 「JRA 사상 최강의 2살마」로 인정받으며
그래스 원더가 데뷔하기 한달 전 세상을 떠난
미국에서 건너온 선배이자 8전 8승 평균 7마신차의 괴물, 마루젠스키의 뒤를 잇는
「괴물 밤색 말」이라는 평가를 얻게 된다
역사상 너무나도 강한 탓에 상대할 말들이 없었던 최강말, 마루젠스키의 재림
그래스 원더에게는 영원히 대적할만한 자가 없을 것이라 생각됐지만
1998년 3월
우측 뒷다리 제3 중수골 골절
부상에게는 이길 수 없었다
다행히 완치가 된다면 경주능력에는 영향이 없다는 진단
결국 봄시즌을 날리고 휴양에 전념하게 된 그래스 원더
한편 그래스 원더가 사라진 1998년의 봄시즌
그래스 원더와 교체되듯이 나타난 한 외국산말이 있었다
엘콘도르파사
공동통신배 3살마 스테이크스, 뉴질랜드 트로피 3살마S, NHK마일C
5전 5승, G1을 포함한 중상을 연전연승 무패 진격을 하던 떠오르는 신성
거기에 기수는 그래스 원더의 고삐를 쥐던 마토바 기수
엘콘도르파사와 그래스 원더
두 명마가 가을의 초전으로 노린 것은 마이니치 왕관
충돌은 불가피했고, 어느 쪽의 안장에 앉을 것인지는 마토바 기수의 손에 달려있었다
1998년, 일본 열도는 이상할 정도의 무더위의 습격을 받았었는데
이는 홋카이도도 예외는 아니었고, 30도까지도 치솟는 무더위가 계속되었다
더위를 먹은 그래스 원더의 훈련은 좀처럼 진행되지 않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골절한 뒷다리를 감싸며 달리다
되려 왼쪽 앞다리에 골막염까지 발생한 상황이었다
이에 오가타 조교사는 마토바 기수에게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엘콘도르파사를 타는게 어떻겠는가. 그래스 원더는 더위를 먹은데다 부상까지 있어 만족스럽게 달리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마토바 기수는 그래스 원더를 버리지 않았다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가시밭길을 걷게 된 것이지만
그는 그래스 원더를 믿고 엘콘도르파사 대신 그래스 원더의 위에 앉아 마이니치 왕관에 나갈 것을 결정한다
고전을 각오한 마토바 기수와 오가타 조교사에게 들려온 충격적인 사실
발렌타인S부터 타카라즈카 기념까지
연전연승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폭주하고 있던 희대의 대도주마
사일런스 스즈카의 마이니치 왕관 참전
그렇게 떠오르는 신성 엘콘도르파사, 최강의 2살마 그래스 원더, 이차원의 도망자 사일런스 스즈카는
마이니치 왕관에서 격돌하게 된다
1998년 10월 11일 도쿄경마장
1번 인기는 당연 5연승중의 사일런스 스즈카
그래스 원더는 여러 불안감이 있었지만 마토바 기수의 선택과 2살때의 기록 때문인지 2번 인기
뒤이어 엘콘도르파사가 3번 인기를 받았다
그리고 시작된 레이스
스타트가 늦어진데다 전선의 그림자에 놀라는 바람에 리듬이 완전히 망가져버린 그래스 원더
그럼에도 3코너에서 사일런스 스즈카에게 승부를 걸었지만
결과는 5착의 대패
끝까지 스즈카에게 따라붙은 엘콘도르파사의 2착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미 각오하고 있었지만 뼈아픈 패배
이어지는 아르헨티나 공화국배
마이니치 왕관보다 700m 늘어난 2500m
라이벌들은 격이 떨어지는 말들
당연히 받은 1번 인기
하지만 이 경기에서
그래스 원더의 프라이드는 산산조각이 나게 된다
6착 패배
처참한 성적
사라져버린 마루젠스키의 재림
외국산 말들에게 흔히 있는 조숙 경향
「너무나도 한심한 경기다. 혹시 조숙이었던걸까」
오가타 조교사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2살이 피크였던 조숙마」
「부상을 당하고 난 그래스 원더는 이제 끝났다」
세간의 신랄한 비난이 이어졌다
마토바 기수는
「마지막은 쳐졌지만 아직 만전의 상태가 아니였다」
라고 말했지만 그래스 원더가 회피한 재팬컵
엘콘도르파사가 그 재팬컵에서 우승을 가져가면서
「마토바의 선택은 틀렸다」
라는 목소리가 커지게 된다
뒤이어 재팬컵에서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올린 엘콘도르파사 진영이 아리마기념을 회피하고 내년에는 해외로 나갈 것을 발표
설욕의 기회는 영원히 사라지게 됐다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비웃음을 산 마토바 기수
이미 끝난 말이라는 평가를 받은 그래스 원더
그들의 프라이드를 되찾을 방법은 이제 단 한가지
아리마 기념 우승
마토바 기수는 이미 2살때의 그 감각을 잃었지만 그래스 원더와 함께 아리마 기념에 도전한다는 도박수를 던진다
실추된 자존심
떨어진 평가
잃어버린 프라이드
그것들을 되찾기 위해 그래스 원더와 마토바 기수의 귀기서린 특훈이 시작되었다
채찍으로 마구 때리며 그래스 원더를 고무시키는 마토바 기수
「훈련에서 저렇게나 채찍을 마구 휘두르다니, 시대에 뒤쳐진데에도 정도가 있지. 저 말은 이미 끝났군」
다른 진영들은 냉소를 지으며 그런 그래스 원더와 마토바 기수를 비웃을 뿐이었다
하지만 마토바 기수의 쇼크 치료는 잘못되지 않았다
아리마 기념을 향해 컨디션은 점점 올라오고 있었다.
필요한건 앞으로 한걸음
「확실히 적극적으로 변하긴 했지만 아사히배와 비교하면 아직 움직임이 부족하다. 이전의 2패는 이 말의 진정한 힘이 아닌 것을 믿을 뿐이다」
마토바 기수는 자기 채점 점수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승리를 확신할 수 없었지만
마토바 기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과
그래스 원더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마토바 기수와 그래스 원더는 아리마 기념의 무대에 올랐다
그들이 찾은 증명의 무대 1998년 아리마 기념
이 레이스에 참전한 것은
지난 킷카상에서 세계기록을 세우며 승리한 클래식 2관마 「트릭스터」 세이운 스카이
전년도 연도대표마로 이번 레이스가 은퇴 레이스인 「여제」 에어그루브
암말 클래식 2관, G1 4승마 「여걸」 메지로 도벨
전년도 킷카상 우승마 「길흉의 점쟁이」 마치카네 후쿠키타루
초 우량혈통의 「올라운더」 킹 헤일로
마루젠스키의 외손자이자 올해 천황상 봄을 제패한 메지로 브라이트
전년도 아리마 기념 패자 실크 저스티스
천황상 가을의 패자 오프사이드 트랩
같은 해 3번의 G1 경기에서 2착을 한 「황금항로」 스테이 골드 등
클래식 출전권이 없는 외국산 말에게 무엇보다도 소중한 G1 레이스인 아리마 기념
목에서 손이 나올 정도로 우승이 간절한 그래스 원더와 마토바 기수를 가로막은 것은
역대급이라 할 정도로 강력한 명마들
과연 그 볼품없이 추락하던 그래스 원더가 이길 수 있을 것인가
그래스 원더가 받은 것은 4번 인기
다만 5.3배의 3번 인기인 메지로 브라이트과 커다란 차이가 있는 14.5배의 지지
많은 사람들이 그래스 원더가 이길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레이스가 시작되고 세이운 스카이가 6 마신 차이를 내며 단독으로 크게 도주한다
선행으로 뒤쫓는 오프사이드 트랩과 메지로 도벨
그보다 뒤에서 달리는 에어그루브
그래스 원더는 7~8번 위치로 달린다
그 뒤를 바짝 쫓는 스테이 골드와 마치카네후쿠키타루
킹 헤일로와 메지로 브라이트는 후방이다
3코너에서 4코너로 들어가며 세이운 스카이와 선행 그룹의 차이가 바짝 좁혀진다
4코너에서 직선으로
여전히 선두는 세이운 스카이
그 뒤에서 어깨를 나란히 달리는 에모시온, 메지로 도벨, 스테이골드
남은 거리 200m
뭉쳐진 마군 사이에서 그래스 원더가 튀어나왔다
앞다리를 직각으로 올리면서 잔디를 때리듯이 달리는
그래스 원더 전매특허의 호쾌한 풋워크가 드디어 부활했다
단독으로 뛰쳐나가는 그래스 원더와
그를 잡기 위해 따라붙는 메지로 브라이트
「2살의 정점에 선 말은 역시 3살이 돼서도 강했다!!!!!」
반마신 차이
그래스 원더 아리마 기념 우승
그래스 원더에게 있어 작년 12월에 열린 아사히배 이래 1년만의 승리였으며
외국산말 최초의 아리마 기념 우승
데뷔 이래 7전만에 우승으로 사상 최단 커리어 기록
밑바닥에 쳐박혀 세간의 손가락질을 당하며
땅을 기고 흙탕물을 핥으면서 기어올라온
그래스 원더와 마토바 기수의 집념이 가져다 준 승리였다
「이 말의 강함을 증명할 수 있어 기쁘다. 컨디션은 꽤나 돌아와있다. 하지만 아직 아사히배에 비교하면 부족하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국내에 적수는 없을 것이다」
당당히 스스로를 증명해낸 마토바 기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솔직히 아리마에서 부활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마토바 기수가 이 말을 선택해주고, 엘콘도르파사가 재팬컵에서 우승 했을 때 미안함으로 마음이 무거웠었다」
「4연승으로 아사히배를 제패한게 이 말의 인생의 파트1 이라면 아리마 기념을 우승한 지금부터가 파트2다」
마주인 한자와 조차도 그렇게 말할 정도로 믿지 못할 승리였다
그렇게 그래스 원더는 새로운 마생의 제 2막을 여는 듯 싶었지만
운명은 그리 쉽게 그래스 원더에게 영광의 길을 내주지 않았다
1999년 3월
그래스 원더 오른쪽 어깨 근육통 발생
수의사가 「경기는 무리. 휴양 시켜야 합니다」라고 했지만
오가타 조교사는 이에 분노를 터뜨리며 사방으로 상담을 구하고 수영장에 넣어 근육을 푸는 등 오사카배에 맞추기 위해 진력을 다했고
어떻게든 오사카배에 출전시킬 수 있게 되었지만
비극이 연이어 찾아왔다
오사카배를 앞둔 최종 훈련까지 끝내고 출마 준비가 완료된 목요일 오후
그래스 원더가 마구간 안에서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된다
왼쪽 눈 바로 아래가 찢어진 것이었다
「선생님, 큰일입니다. 마구간에 와보니 눈이 피투성이입니다!」
임금 교섭을 위해 도쿄에 와있던 오가타 조교사는 그 소식을 듣고서는 경천동지하며
쓰러질 것만 같은 정신을 부여잡고 곧장 수의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못 나갑니다」
너무나도 간단한 대답만이 돌아왔다
그 뒤로 문제없이 눈을 치료받은 그래스 원더였지만
어째서 그래스 원더의 눈이 다친 것인지에 대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
3월의 나카야마 가념에서 4월의 오사카배
계속해서 미루어진 그래스 원더의 복귀전은 결국 5월의 경왕배 스프링컵까지 미루어지게 된다
이전 경기인 아리마 기념보다 1100m나 더 짧아진데다 2살마 시절 이래로 처음 맞이하는 1400m의 경마장
거기에 계속된 부상까지
그래스 원더는 그런 불안 속에서도 1번 인기를 받으며 경왕배 스프링컵에 나가게 된다
하지만 수많은 부상을 겪었더라도 그래스 원더는 그래스 원더였다
결과는 3/4 마신 차이
스퍼트 타임은 33초3이라는 경이적인 기록
마토바 기수가 선두 마군을 보고서도 「모두 멈춰서있군」 이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
그래스 원더는 다시금 완전 부활한 듯이 보였지만
그에게 내려진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레이스인 야스다 기념 직전
6월 초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할 정도의 무더위가 맹습한다
눈덩이가 검게 변해가는 그래스 원더
작년에 그래스 원더가 더위를 먹었던 기억이 떠오른 오가타 조교사는 나쁜 예감이 들었고
그 불안은 적중했다
야스다 기념 당일
도쿄 경마장의 출장 마구간에 도착했을 때부터
그래스 원더가 이상할 정도로 땀을 흘리기 시작한다
두눈 주위는 이미 거멓게 물들어 있었고
그 상태는 도저히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다
패독에 모습을 보였을때도 땀으로 축축히 젖어있던 그래스 원더는
아직 격이 떨어지는 말인데다 이미 지난 경왕배에서 승리 했었던 에어 지하드에게 코 하나 차이로 2착 패배
또다시 패배의 굴욕을 맛보게 된다
「타카라즈카 기념에서는 만전의 상태가 되지 않는다면 출마하지 않겠다」
오가타 조교사는 분함에 이를 갈며 그런 말을 남겼다
마토바 기수는 「내 탓이다. 내 탓이다」라며 자책할 뿐이었다
장마가 시작되고 더위가 한풀 꺾이자 그래스 원더의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올 무렵, 그래스 원더의 눈가에 있던 검은기운도 점차 사라지고
타카라즈카 기념 2주 전
장고를 거듭하던 오가타 조교사는 드디어 OK 사인을 내렸다
그렇게 어렵사리 타카라즈카 기념에 출마하게 된 그래스 원더
그곳에서는 그를 기다리던 한 동기말이 있었다
스페셜위크
사츠키상과 킷카상에서는 아쉽게도 세이운 스카이에게 왕관을 내주었지만
일본 더비에서 우승하고 전년도 천황상 봄 우승마인 메지로 브라이트를 때려눕히며
올해의 천황상 봄을 제패한 더비마
이미 연내 은퇴를 발표한 뒤 개선문상에 도전할 것을 상정하고 기세를 올리기 위한 무대로 타카라즈카 기념을 선택
팬투표 1위에 선정되어 타카라즈카 기념에 출마하게 된 명마였다
「2강대결」 「GS 대결」이라 불리우며 맞붙게된 그래스 원더와 스페셜 위크
1번 인기는 중상 3연승으로 기세가 오른 1.5배의 스페셜 위크
그래스 원더는 2.8배의 2번 인기로 나서게 된다
시작된 레이스
슬로우 페이스가 진행되는 가운데
처음엔 나란히 달리던 스페셜 위크와 그래스 원더였지만
스페셜 위크가 선행책으로 앞으로 치고 나가고
그래스 원더는 그런 스페셜 위크의 뒤를 바짝 따라가며 철저하게 마크를 한다
무언가를 느낀 것인지 갑자기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는 스페셜 위크의 타케 유타카 기수
그래스 원더는 스페셜 위크를 바라보며 그 뒤를 조용히 쫓을 뿐이다
진입하는 4코너
과거 라이스 샤워를 타고 미호노 부르봉과 메지로 맥퀸을 저격했던 「히트맨」 마토바 기수의 감각이 점점 예리해지기 시작한다
주변의 다른 말들에게는 눈길조차도 주지 않는다
표적은 단 한 두
동기인 더비마
스페셜 위크가 직선으로 빠져나온 그 순간
그래스 원더가 바깥에서 맹습을 가한다
뒤에서 가해진 갑작스러운 기습
순식간에 따라 잡힌 스페셜 위크
「두 말의 일기토인가, 그래스 원더 제쳤다, 제쳤다!!」
경합할 여지조차도 주지 않는다
「스페셜 위크 지는 것인가!」
눈 깜짝할 사이에 스페셜 위크를 제친 그래스 원더는
「그래스 원더 선두, 멀어진다, 멀어진다!!」
그대로 질주
「마토바, 마토바, 마토바다! 역시 마토바는 무서웠다!!」
1착 승리
「이긴건 그래스 원더!!!」
스페셜 위크와의 차이 3마신
3착 스테이 골드와는 7마신의 차이
그래스 원더는 더비에 나갈 수 없는 말이었지만
더비마에게는 이길 수 있는 말이었고
표적을 정한 「히트맨」은 한번 정한 먹이감은 놓치지 않는 기수였다
사츠키상, 킷카상 우승마 세이운 스카이 아리마 기념에서 격파
일본 더비 우승마 스페셜 위크 타카라즈카 기념에서 격파
3관 격파를 해낸 그래스 원더에게 이제 적수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를 향한 시련의 손은
추격을 멈추지 않고 또다시 그래스 원더에게 찾아왔다
여름동안 휴양을 마치고 가을의 초전으로 작년 5착 패배라는 악몽을 선사한 마이니치 왕관에 복귀한 그래스 원더
메이쇼 오도에게 기습을 당한 그래스 원더는 기나긴 사진 판정 끝에 코 하나 차이로 간신히 승리
좌코너에 약점을 보이기 시작한 그래스 원더
그렇게 힘겹게 복귀전을 끝마친 그래스 원더는 또다시 재난을 겪게 된다
마이니치 왕관 이후, 어느날 아침
마구간에서 나온 그래스 원더가 이상을 표한다
「명백하게 걸음걸이가 이상했다. 이번엔 어디지? 라는 느낌이었고 가을 시즌은 절망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곧 은퇴하게 될 오오니시 마부는 이대로 애마와의 결별을 각오했을 정도였다
원인은 왼쪽 겨드랑이 근육의 근육통
결국 이 부상을 원인으로 그래스 원더는 재팬컵을 회피하게 된다
이제 남은 목표는 아리마 기념
그렇게 시작된 딜레마와의 싸움
아리마 기념까지 남은 시간은 2달여간
너무나도 시간이 부족했다
강한 훈련을 하면 부상 재발의 위험이 있다
그렇다고 훈련의 강도를 낮춘다면 체중관리에 실패한다
하지만 식욕왕성한 그래스 원더의 먹이를 제한할 수도 없다
레이스까지 남은 시간을 역산해 보면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나날의 연속
마토바 기수가 「다른 말을 타고 있는 것 같았다」 라는 말을 할 정도로 안 좋은 상태에서
제시간에 맞출 수 있었던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조금 더 체중을 줄이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이미 떠나가고 있던 그랑프리호에 그래스 원더는 간신히 끄트머리에 자리잡을 수 있게 되었다
만신창이의 그래스 원더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천황상, 재팬컵을 연승하고 타카라즈카 기념 때보다 몇단계는 더 파워업 된 스페셜 위크
기세도 오르고 순조롭게 이겨나가던 스페셜 위크와 비교하자면
이제 막 병상에서 일어난 그래스 원더에게 유리한 점은 무엇 하나 없어 보였다
거기에 패독에 오른 마토바 기수는 당황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준비 운동으로 천천히 걷던 그래스 원더가 눈에 띄게 아파하던 것이다
여느때보다 훨씬 더 주의 깊게 걷게 하자 어떻게든 고통스러워하는 기색은 사라졌지만
타케 기수가 자신을 내려다 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스페셜 위크는 뒤에서 올 것이다」
타케 유타카는 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미로, 만약 다른 말들에게 지더라도 그래스 원더에게 만큼은 선착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 예측은 확신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타케 유타카는 그런 전술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무서운 남자였다
이제 그래스 원더에게 도망갈 길은 없었다
모든 말들이 게이트로 들어가고,
장송곡은 천천한 템포로 시작됐다
슬로우 페이스인데도 글래스 원더는 뒤에서 세번째
스페셜 위크는 최후미라는 이 위치가
장내의 공기를 무겁게 만든다
1코너를 지나고 나서는 더더욱 페이스 다운
숨이 막힐 듯이 무거운 진행
그렇지만 두 말은 그곳이 지정석인 것 마냥 벗어나질 않는다
3코너를 지나자 스페셜 위크가 오는 것을 한계까지 기다리던 그래스 원더가 먼저 앞으로 움직였다
순간 집중력을 극한까지 벼리고 있던 타케 기수가 스페셜 위크를 바깥쪽으로 꺼내 추격태세를 갖춘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타카라즈카 기념과는 역전된 입장에서 달리는 스페셜 위크와 그래스 원더
하지만 일대일 싸움이라면 쫓는 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당연한 상식
마지막 직선
한발 먼저 츠루마루 츠요시가 빠져나오고
테이엠 오페라오가 제친다
그래스 원더는 앞서가는 두 마리를 따라잡는데 고전하고
타케 기수가 이 틈을 놓칠 리 없다
스페셜 위크가 순식간에 쫓아 나란히 달린다
마지막 직선 중반까지 앞서 달리던 두 마리를 그래스 원더가 제치고
스페셜 위크가 그런 그래스 원더를 제치면서 동시에 골
그래스 원더와 스페셜 위크 두 말이 동시에 결승 테이프를 끊게 되었다
들어가는 사진판정
3착으로 들어온 훗날의 「세기말 패자」 테이엠 오페라오가 지켜보는 가운데
승리를 확신한 타케 기수는 이미 관객석 앞으로 가 주먹을 치켜세우고 있었고
패배를 각오한 마토바 기수는 얼굴을 굳히며 결과를 기다린다
울려퍼지는 유타카 콜
그리고 기나긴 사진판정의 결과가 나왔다
전광 게시판에 가장 위에 올라온 숫자는 7
그래스 원더의 승리였다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한 타케 기수는 치켜세우던 손을 내리고
포기하고 있던 마토바 기수의 얼굴이 밝아진다
천국과 지옥의 대역전
경마 역사에도 길이 남을 이 명승부는 4cm… 코 하나 차이로 결착나게 되었다
「완전히 제쳐졌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작년의 아리마 기념보다도 더 안 좋은 상태로 잘 버텨주었다. 이걸로 그랑프리 3연패. 정말로 대단한 말이다」
감격에 겨운 마토바 기수가 그래스 원더를 세워주었다
결승선에서의 연속 사진을 프린트하던 카메라맨이 감탄을 토한다
「이것 좀 봐봐. 이 많은 사진 중 그래스 원더가 스페셜 위크보다 앞서 있던 건 정확히 결승선을 통과한 한 장 뿐이야. 믿어지지 않는군」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승리였다
스피드 심볼리, 심볼리 루돌프를 이어 사상 3번째 아리마 기념 연패를 달성
스피드 심볼리 이래 사상 2번째 그랑프리 3연패를 달성
비록 연도대표마와 최우수 4살 이상 수말의 영예는 개선문상의 엘콘도르파사에게 빼앗겼지만
그래스 원더는 스페셜 위크와 함께
오구리 캡, 토카이 테이오, 라이스 샤워, 사일런스 스즈카의 뒤를 이어
사상 5번째 특별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값진 승리의 달콤한 맛에 취한 것도 잠시
짧은 시간동안 급하게 밸런스를 맞추며 아리마 기념을 출마한 반동은 예상보다도 훨씬 컸었다
그래스 원더의 몸은 이미 너덜너덜해져, 아리마 기념 이후 3주동안은 제대로 훈련도 못 받을 정도였고
2월 중순까지도 상태는 호전되지 못했다
아리마 기념에서 몸도 정신도 모두 하얗게 불태운 그래스 원더에게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한 일이었던 것일까
2000년
올해부터 외국산 말에게도 문호가 열린 천황상 제패와 가을의 개선문상 제패를 목표로 삼았던 그래스 원더였지만
닛케이상, 경왕배SC에서 그래스 원더는 각각 6착, 9착으로 대패
타카라즈카 기념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그래스 원더의 체중은 닛케이상 당시 530kg 불어 있었다
작년 마이니치 왕관과 비교하면 무려 30kg가 찐 상태였던 것이다
당연 천황상 제패와 개선문상 도전의 이야기는 물 건너 가버리고
그래스 원더의 미래는 불투명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수많은 팬들은 그래스 원더를 믿고 있었다
지금까지 끊이지 않는 부상과 좌절속에서 다시 날아오른 그래스 원더라면
이번에도 부활해 줄지도 모른다
어느새 그래스 원더는 사람들에게 그런 믿음을 심어줄 정도의 말이 되어있던 것이다
어떻게든 506kg까지 감량한 그래스 원더는
지친 몸을 이끌고 다음 레이스로 향했다
그렇게 맞이한 타카라즈카 기념
지금까지 계속 함께해온 파트너인 마토바 기수를 교체시킬 정도의 강행책을 사용한 그래스 원더 진영
그러나 그래스 원더는 이미 한계였다
더 이상의 부활은 그에게 용서되지 않았다
중간까지는 테이엠 오페라오와 경합을 벌이던 그래스 원더였지만
마지막 직선에서는 나아가질 못하고 6착의 패배
거기에 그래스 원더의 이상을 감지한 에비나 기수가 경주후 하마를 한다
왼쪽 제3 중수골 골절
수많은 부상을 이겨낸 그래스 원더에게 가해진 마지막 일격
그렇게 그래스 원더는 3년간의 경주마 생활
아니, 3년간의 투병생활을 끝마치고
잔디밭에서 내려오게 된다
마토바 기수가 어째서 엘콘도르파사 대신 그래스 원더를 선택한 것인가
그에 대한 진실은 수수께끼로 영원히 남을 것 같았지만
훗날 오가타 조교사는 이에 대한 힌트를 남겼다
「몸이 불편하신 분이나 삶이 얼마 남지 않으신 분들에게 많은 편지를 받았습니다」
「대부분이 그래스 원더가 현역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노력할 마음이 생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언제나 가슴을 졸이면서 임팩트가 큰 레이스에서 승리하는 그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으셨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래스 원더를 대신해 격려의 말이 담긴 색지를 보내드리는 것 뿐이었습니다」
수많은 부상을 겪고도
밑바닥으로 쳐박히고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몇번이고 부활해
사람들에게 용기를 전해주었던 그래스 원더
그 모습은 마치 「불사조」와도 같은 모습으로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몇번이고 다시 부활할 것이다
-그래스 원더 : 15전 9승, 끊이지 않는 부상 속에서 아사히배, 타카라즈카 기념, 아리마 기념 2연패 등 G1 4번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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